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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 설레는 첫만남의 문을 열어준 건대 <압구정 곱떡>
    이번주의 맛집/시작, 친해지기 좋은 음식 2020. 5. 2. 01:26

     

     

    지난 수요일, 회원들과의 본격적인 첫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졌다. 회원들 각자의 얼굴과 이름도 낯선 그 시점에 비교적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란 생각보다 한정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호불호가 덜 갈리는 편이고 식당 내부도 복작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첫만남의 상대와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곳.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이번 주 선정한 식당은 건대 <압구정 곱떡> 이었다.

     

    ‘곱떡’은 이름에서 예상 가능하다시피 곱창+떡볶이의 합성어로 대한민국 대표 음식으로도 알려진 떡볶이와 국민 안주 곱창이 합쳐진 음식이다. 따로 보면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차례 먹은 것들이지만 합쳐진 상태는 상당히 생소했다. 그야 그 자체로 이미 맛있는 요리들이기 때문에 함께 먹어보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처음 식당에 발을 디딜 때 의아함이 없지 않았다. ‘맛있을까?

     

     

     

    메인 메뉴인 곱창떡볶이와 다양한 사이드 메뉴, 이 날 한우 곱창 떡볶이와 남도 부추 순대, 콘치즈 볶음밥. 그리고 후식으로 압구정 빙수를 주문했다.

     

     

     

    그러나 원래 맛있는 음식들이 모이면 더 맛있는 음식이 되는 법.

    우리가 주문한 한우 곱창 떡볶이도 그랬다.

     

     

     

     

    ‘곱창 아씨와 떡볶이 도련님의 적절한 만남’

     

     

     가래떡을 연상하게 하는 길다란 떡을 말랑말랑이라는 부사보다 더 적절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만큼이나 떡볶이도 맛있었지만 사실 이 곱떡의 핵심을 하나 이야기하라면 만장일치로 군데 군데 숨겨져있는 곱창을 지목하지 않을까?

     

     하얗고 쭈글쭈글한 곱창은 그것만으로 이미 적당히 기름지며 쫄깃한 편인데, 떡볶이 국물에 젖어 감칠맛까지 난다.

    우리는 곱창을 먹고나서 곧장 ‘곱창이 진짜 맛있다’ 하며 감탄사를 뱉었다.

    곱창인줄 알고 집었던 것이 양배추인 것을 깨달았을 땐 허탈함까지 느껴진다.

     

     


     곱창에 이어 계속 손이 갔던 남도 ‘부추’ 순대.

    고깃집에서나 먹는 부추를 떡볶이 집에서 먹게 될 줄은 몰랐지만 꽤 어울렸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부추 맛이지만 누구나 상상하듯이 역시 맛있다.

     

     

    곱창 아씨와 떡볶이 도련님의 결말은 콘치즈 볶음밥 부케. 5인이서 먹기에 3-4인분 곱창의 양은 부족할 수 있으니 볶음밥까지 먹는 게 좋겠다.

     

     

    지글 지글 끓는 소리가 창 밖을 두드리는 빗소리처럼 경쾌하다

     

     

    떡볶이 국물에 비빈 밥+피자 치즈+캔옥수수의 조합은 맛이 없다면 더 힘든 조합일테지만 이전에 먹은 한우곱창떡볶이의 만족감이 이어져 그 맛이 더 극대화되었다. 치즈도 생각보다 넉넉한 편이라 부족함이 없었고 자작한 떡볶이 국물 맛이 올바로 배어 있어서 그런지 볶음밥에서도 감칠맛이 난다.

     

     

     

     

     

     

    디저트에는 왜 찬 음식이 많은 걸까? 라는 물음에 답을 얻기도 전에 한입이면 끝날 것 같은 아기자기한 팥빙수. 따로 연유가 나오진 않았지만 얼음에 쏟아져 있는 듯 부드럽고 달달한 우유 맛이 난다. 빙수 프랜차이즈가 셀 수도 없이 생겨나고, 시각적인 이미지가 중시되는 요즘에 정석이라고 하는 팥빙수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이 식당의 후식이 더 반가웠던 것 같기도 하고. 조금 더 날이 더워지면 괜찮은 팥빙수 집을 방문해보고 싶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첫 활동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시작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처음에는 말을 놓지 못 할 정도로 낯을 가리다가도, 떡볶이 국물이 끓고 볶음밥이 냄비에 눌러 붙는 동안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또 공감하면서 어느새 친밀함이 쌓였다.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 조금 서투르던 내가 편안함을 느낀 게 음식 때문일 수도, 아니면 분위기에 취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분명한 것은 처음 만난 사람과 처음 먹은 음식은 꽤 오래도록 기억에 간직되리란 것이다.

     

     

     

     

     

     

     

     

     

     

     

     

     

     

     

     

     

     

    압구정곱떡 건대점

    T. 02-4621-1178

    평일 11:00~00:00

    주말 11:00~02:00

     

     

     

     

     

    Editor.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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