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두 번째 이야기 이욱정 PD ‘요리한다, 고로 인간이다’
    음식에 대하여/두산인문극장 2020 : FOOD 2020. 6. 9. 13:02

     

     

     

     지난 6월 1일, 두산 인문극장 2020 : FOOD의 두 번째 이야기 다큐‘ 이욱정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의 강연에 가보았다.

     

     이욱정 PD는 1994년 KBS 공채 프로듀사로 입사해 2008년 ‘누들로드’를 제작하여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부분 대상을 수상하였고, 그 이후 ‘요리 인류’, ‘대식가들’ ‘UHD 한식‘ 등을 연출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가 6월 1일 강연한 내용은 그의 대표작 ‘누들로드’와 밀접한 내용의 강의였다.

     

     

     

     

     

     

     


     흔히들 가장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 생물은 바퀴벌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욱정PD는 그것은 잘못된 정보라고 말한다. 저 멀리 아주 추운 남극부터, 반대로 제일 더운 사하라 사막까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는 생물은 인간이다. 이욱정 PD는 그 이유가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요리를 할 줄 아는 생물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동물도 기본적인 의미의 요리는 한다. 가령 수달이 채집한 조개를 바위에 깨어 속살만 먹는 것이 기본적인 의미의 요리이다. 하지만, 그가 의미하는 요리는 “Cook”, 즉 불로 조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을 사용하여, 재료를 조리할 시 음식은 우선적으로 맛이 좋아지고, 소화가 용이해진다. 인간은 각종 재료를 수렵, 채집한 후 저장하고 조리한다. 이에 우리는 그의 강연 제목처럼 “요리한다. 고로 인간이다”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 중 하나인 러시아 툰드라에는 코미족이 존재한다. 코미족에게 가장 가까운 도시는 코미족의 생활터전에서 한 달이 훨씬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주 먹거리인 순록을 따라 이동하는 생활을 한다. 그들은 순록을 사냥하여, 바로 생간과 피를 먹고 고기를 저장하여 수프 등 순록을 조리해서 먹는다. 특이한 점은 그들이 도시에 나갈 때마다 빵, 마카로니, 마요네즈 등을 구비하여 먹는 등 그들의 문화가 점차 현대화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하나인 에티오피아는 매우 덥고 작물의 재배가 어려워 아사를 하는 주민이 많다고 한다. 그들이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섭취하는 음식은 엔시티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 빵이다. 그들은 엔시티 나무를 갉아 지푸라기처럼 만든 후, 그것을 발효하고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반죽해서 빵을 구워 먹는다.

     

     

     

     

     

     


     

     이 시점에서 이욱정 PD는 강연을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인간은 제분을 활용하는 문화가 굉장히 발달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면과 빵 중에서 어떤 음식이 먼저 인간의 삶에 등장했을까?

     

     의견이 조금 갈렸지만, 답은 빵이었다. PD님에 의하면, 빵은 지구의 이 곳 저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에 비해, 면은 한 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국은 4000년 전에 좁쌀로 만든 면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증거물이 없다. 그것을 발견한 중국의 왕렌시앙 박사에 의하면, 증거물의 사진을 찍기 위해 진공상태에서 꺼낸 지 몇 시간 만에 최초의 면이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고 이야기했다. 아마도 그 후 중국의 화염산 지역에서 발견된 2500년 전의 (최초의 면으로 추정되는) 국수를 생산한 민족의 유골이 중국인의 유골이 아닌, 서양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이욱정 PD는 생각한다. 화염산 지역은 실크로드에 위치하는 산이다. PD님은 아마 그곳에 정착한 서양인들이 그들이 자주 사용하던 건식 재료(당시 중국은 건식 곡물을 자주 사용하지 않음)에 동양의 습식 조리법(끓이기)을 접목하여 국수를 발명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2500년 전에 국수를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중국의 본토에서 인기를 끈 것은 900년 후인 송나라 때이다. 강력한 군사 정권이었던 당나라가 멸망한 후, 송나라는 군사의 상징이었던 높은 성곽을 내렸다. 이는 주민들의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하게 하였고, 다양한 상업활동이 시작되었다. 당연히도 음식을 판매하는 상업활동 또한 발달하였고, 많은 양을 준비하기 쉽고, 빨리 먹을 수 있으며 집에서 만들어 먹기는 힘든 국수는 큰 인기를 끌었다. 큰 인기를 끈 국수는 승려들을 통해 일본, 한국 등에 전파되어 전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었다.

     

     빵은 국수의 몇 배는 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명되어 최초를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빵의 기록 중 최초의 빵과 가장 흡사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빵은 사하라 사막의 베르베르 유목민이 잿더미 빵이다. 그들은 정착하지 않고, 생활터전을 옮기며 살아가는 유목민이기 때문에 화덕이 존재하지 않고 오랜 시간 음식에 투자할 수 없다. 따라서 그들은 불을 피워 생긴 잿더미 속에 반죽을 묻고, 30분 정도가 지나 반죽이 익으면, 재를 털어내서 빵을 먹는다.

     

     

     

     

     

     

     

     그렇다면, 최초의 발효빵을 만든 곳은 어디일까? 국수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현재까지 발견되기로는 이집트이다. 고대 이집트는 일찍부터 문명이 발달되어,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타 나라에 비해 발전되었다. 그들은 사후 세계를 믿어, 무덤에 자신의 미라와 돈, 식량 등을 넣어두고는 했는데, 파라오 왕의 무덤에서 발효된 빵이 발견되었다. 또, 기록에 따르면 파라오 왕은 모든 빵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어 계급에 따라 빵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이집트의 국민들은 자신의 계급에 맞는 빵을 얻기 위해 나랏일에 종사하고 월급을 빵으로 받았다. 이욱정 PD는 이집트가 일찍이 ‘발효’를 발견한 것은 그들의 빵 공장이 맥주 공장 바로 옆에 존재하고 물 대신 맥주를 빵에 넣으면서 발효 빵이 발전하지 않았을까 예측하였다. 

     

     

     

     

     

     

     

     빵과 국수의 역사에서 본 것처럼 인류의 식문화는 하나의 큰 나무와 같다. 하나의 큰 뿌리를 공유하지만, 그들이 처한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고 발전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처한 상황도 그렇다. 식품 산업이 발달하면서, 점차 가정에서 만든 음식을 먹기가 힘들어지고 편의점 상품처럼 로봇이 만든 음식, 외식 문화 등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것이 긍정적 일지 부정적 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인류의 식문화가 변화할지라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요리에 대한 관심과 음식에 대한 즐거움이다. 우리는 요리한다. 고로 인간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원초적인 행복과 함께 살아가자.  

     

     

     

     

     

     

     

     

    Editor. 워니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