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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까지 따듯하게 데워주는 나의 소울푸드
    My Soul Food 2020. 12. 31. 20:07

     

    출처 : http://photolog.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ristata73&logNo=220569322543&categoryNo=0&parentCategoryNo=99

    사람들은 누구나 먹으면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나 같은 경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꼭 생각이 나는 음식이 있다. 그건 바로 얇게 썬 무를 넣고 돼지고기와 함께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낸 된장찌개이다. 굉장히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한테는 겨울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상징적인 음식이다.

     

    이 된장찌개의 포인트는 무이다. 그냥 무가 아닌 제철을 맞아 단맛이 강한 겨울무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된장찌개 국물을 잔뜩 머금은 무가 푸근함과 은근한 달큰함으로 감칠맛을 살려준다. 원래는 바지락을 넣은 된장찌개를 선호하지만 무된장찌개에는 무조건 돼지고기를 넣는다.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이 담백한 무와 어울러져 나도 모르게 밥 한 공기를 해치우게 된다. 그리고 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된장이다.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집 된장이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마트에서 파는 된장으로는 그 깊은 맛을 따라잡기 어렵다. 깊은 된장의 구수함과 칼칼함이 된장찌개의 맛 퀄리티를 높여준다.

     

    무된장찌개는 할머니께서 엄마에게 매 겨울마다 만들어 주신 음식이다. 무는 겨울무가 가장 맛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찬 바람이 불 때면 채 썬 무를 가득 넣은 뜨끈한 무된장찌개를 끓여주셨다. 엄마에게도 이 된장찌개는 겨울이 왔음을 상기시키면서 동시에 엄마의 따듯한 손맛과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이러한 무된장찌개는 엄마의 딸인 나에게도 전파되어서 매번 겨울이 찾아오면 찾게 되는 소울 푸드가 되었다.

     

    다른 많은 음식들 중에서도 소울 푸드로 무된장찌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가슴 한 켠을 따듯하게 데워주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무가 가장 맛있을 때를 기다리며 더 맛있는 된장찌개를 만들어주려는 엄마의 마음과, 자신의 자식과 손녀에게 가장 맛있는 된장을 주기위해 고생스러움과 긴 기다림을 기다리신 할머니의 마음이 합쳐졌기에 가능한 것 같다. 두 분의 따듯한 사랑과 정성이 가득 들어간 무된장찌개이기에 먹을 때마다 이러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이번주부터 다시 영하로 기온이 내려간다는데 다시 이 무된장찌개를 먹을 시기가 찾아온 것 같다.  

     

     

     

                                                                                                                          Editor 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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