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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시절에 빚었던 ‘송편’을 기억하며
    추석과 음식 2020. 10. 7. 12:01

     

    설날하면 떡국이 떠오르듯, ‘추석하면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바로 송편이다. 나는 워낙 떡을 좋아하는 터라, 추석에 가장 기대되는 음식은 송편이었다. 어렸을 때는 직접 송편을 빚으면서 동생들과 하트 모양의 송편을 만들기도 하고, 동물모양 송편을 만들기도 했는데, 내가 먹을 송편에는 설탕과 깨를 아주 듬뿍 넣어 만드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다가 욕심이 과해지면 터지는 일도 부지기수였지만,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여러분은 송편 소를 어떤 것을 좋아하는가? 우리 집은 송편 안에 동부콩을 넣은 것과 깨와 설탕을 넣은 것 두개를 만들었었다. 나와 동생들은 깨와 설탕이 들어간 송편을 훨씬 좋아했다. 그래서 콩을 넣은 송편은 겉에 볼록볼록 모양이 보여서 그것을 피해 송편을 골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송편 소에는 밤, 대추, 녹두, 팥 등을 소로 쓰기도하고, 요즈음에는 땅콩이나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를 가루 내어 쓰기도 한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집에서 송편을 만드는 집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송편이 시간도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쌀가루를 방앗간에서 해와야 하고, 이 쌀가루에 물을 넣어서 반죽하고, 소를 준비하고, 만들고, 찌기까지 하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명절에 준비해야하는 음식도 많은데, 송편까지 신경 쓰는 것이 힘든 것이다. 어린이가 모두 청소년, 어른이 된 우리 집도 몇 해 전부터는 송편은 떡집에서 사와서 먹는다. 올해도 사 놓은 송편을 먹는데 여동생이 직접 만들고 싶었는데...’라고 하자 어머니가 준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라고 대답하셨다. 어렸을 때는 만드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이 추억이 부모님이 수고스러움을 기꺼이 하신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

     

    송편의 송이 소나무 송인만큼, 원래는 송편을 찔 때 아래에 솔잎을 넣고 찌는 것이 정석이다. 솔잎이 떡끼리 붙는 것을 막아주고, 솔잎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성분이 송편을 상하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새는 송편에 솔잎을 거의 쓰지 않는데, 깨끗한 솔잎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나무에 해로운 해충을 잡기 위해서 농약을 뿌리고, 매연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솔잎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할머니댁에서 송편을 찔 때면 밑에 깔린 솔잎을 보고 신기해하고, 송편을 찌기 시작하면 향긋한 솔내음이 나던 것이 떠오른다. 떡집에서 단순히 비용절감을 위해 솔잎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서도 인간으로 인해서 훼손되고 있는 자연을 보아 놀랐고 씁쓸한 마음이 든다.

     

    몇 년이 더 지나면 송편이라는 음식의 본래 의미가 사라져가고, 사람들에게서 잊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요즘 바빠진 세상 속에서 가족과 함께 송편을 빚는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예전보다 많이 적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편 만들기는 분명 고된 일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간직할 추억에 비하면 값싸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송편을 빚은 시간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나는 이 전통이 계속해서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미지 출처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3554

     

    참고한 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송편

     

     

     

                                                                                                                                  Editor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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