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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차례상 차림에 담긴 의미
    추석과 음식 2020. 10. 8. 15:23

     음력 815일 추석은 천고 마비의 계절로 수확기가 시작되는 시기의 보름 명절이다. 신라시대부터 세시명절인 추석의 위상은 지금까지 이어져 우리나라 최대 명절로 자리잡았다. 이는 그동안 농사에 대한 감사의 결실을 보는 날로 우리 민족에게 풍요를 상징하는 중요한 명절이다. 추석에 뜨는 보름달의 꽉 찬 모습은 수확 직전의 곡물과 같이 알이 찬 모양새이다. 1년 중 가장 큰 만월을 맞이하는 달의 명절인 만큼 농경민족으로서 수확의 계절은 풍요에 감사하며 조상에 *추원보본하는 추석의 본래 뜻을 계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원보본: 좇을 추, 멀 원, 갚을 보, 근본 본. 조상의 덕을 추모하여 제사를 지내고 자기의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음을 뜻함.

     

    추석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차례를 지내는 것이다. 조상들께 수확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며 앞으로의 풍요를 기원하는 차례상 차림에서 우리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차례상 차림은 각 지방이나 전통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제수(제사 음식)을 놓는 위치와 특산품의 종류가 달라 상차림이 가정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원칙은 존재한다.

    조상을 높이 받든다는 의미에서 신위가 놓인 곳을 북쪽으로 두고 제사를 지내는 편에서 차례상을 보았을 때 신위의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이다.

    차례의 상차림은 총 5열이 기본이고 각각의 열은 과거 조상들의 음식을 순서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신위와 가까운 곳부터 1열로 지정해 이를 시작으로 [농경시대: 주식, 반찬 등] -> [불의 사용: 전류] -> [수렵 및 채집 시대: 과일, 나물, 채소] 인 점을 알 수 있다.

                                

     

     

    1: 시접, 잔반(술잔, 받침대), 송편을 둔다.

     

    제주와 가장 멀고 신위와 가장 가까이 있는 곳으로 추석의 대표 절식인 송편을 올리는 곳이다.

     

    2: 주요리가 되는 적과 전을 둔다.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와 두동미서(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해가 솟는 동쪽은 양의 방향은 소생과 부흥을 뜻하고 해가 지는 서쪽은 암흑과 소멸을 상징한다. 이에 따라 육(, 육류)의 음식보다는 어(, 생선류)의 음식이 좋다는 생각을 한 조상들은 어동육서의 상차림을 하였다. 또한 머리를 동쪽에, 꼬리는 서쪽에 두는 두동미서의 방식을 따른다.

     

    3: 생선, 두부, 고기탕 등의 탕류를 둔다.

     

    탕은 어탕, 육탕, 계탕을 모두 올리거나 한 가지만을 둔다. 이는 홀수로 수를 맞추는 것이다. 탕은 국물이 없이 두는데 이것은 조상들의 식사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4: 나물, 김치, 포 등의 밑반찬류를 둔다.

     

    좌포우혜(좌측 끝은 포, 우측 끝은 식혜)

    이 또한 좌측에 위치한 포(, 말린 것) 종류의 음식보다는 우측에 위치한 혜(, 소금에 절인 젓갈류) 종류의 음식이 좋다고 생각한 조상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포는 북어와 대구, 오징어를 쓴다. 나물은 흰색, 검은색, 푸른색의 삼색나물을 쓴다. 삼색나물 중 흰색은 뿌리나물(도라지, 무나물 등), 검은색은 줄기나물(고사리), 푸른색은 잎나물(시금치, 미나리)을 사용한다. 여기서 뿌리는 조상, 줄기는 부모님, 잎은 나를 상징한다.

     

    5: 과일, 과자 등 후식을 둔다.

     

    조율이시(좌측부터 대추, , , 곶감),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뼈에 좋은 대추, 머리에 좋은 밤, 배에 좋은 배, 피부에 좋은 감의 순서로 서쪽부터 동쪽으로 위치시킨다.

     

     

    이와 같이 추석 상차림에는 우리 민족의 지혜와 정성이 담겨있다. 하지만 차례 상차림을 하는 데에 우리가 유의해야할 점이 몇 가지 있다.

     

    1. 차례상에 올려도 되는 생선과 올리면 안되는 생선

     

    - 차례상에 올려도 되는 생선

    조기: 고급어종으로 수라상에도 자주 올라감

    Tip) 눈 주위가 노랗고 비늘이 촘촘해야 함

    명태: 알을 많이 낳아 풍요와 다산을 상징

    Tip) 구매 전,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이어야 함

    민어: 후손들의 풍요를 기원

    Tip) 동공이 맑고 꼬리 지느러미의 손상도가 적어야 함

    - 올리면 안되는 생선

    등 푸른 생선: 예를 들면 고등어, 부시리, 정어리 등으로 서민의 음식으로 여겨지는 것이기 때문

     

    2. 복숭아, 삼치, 꽁치 등 끝이 자가 들어간 음식

     

    는 부끄러움과 어리석음을 뜻하는 한자의 동음어라는 이유로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다.

    3. 고추가루, 마늘 양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붉은 색이 조상을 쫓는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쓴다.

     

    이처럼 추석 차례상 차림에서 지켜야할 원칙과 주의해야할 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차례상 차림에 이토록 많은 우리 민족의 지혜와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1년에 한 번 뿐인 정월대보름날 우리는 차례상 차림을 통해 조상들께 지난 풍요와 수확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전통을 이어 나가야 한다.

     

     

     

                                                                                                                                   Editor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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