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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식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추석과 음식 2020. 10. 15. 00:06

     

     추석(秋夕)은 음력 팔월 보름으로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8월의 한가운데 날이다. 이 시기는 우리가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을 거두는 시기이다. 우리는 이때 온 가족이 모여서 수확한 곡식들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해먹는다. 대표적으로 송편이 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을 때 항상 할머니께서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시집가서 예쁜 딸을 낳는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듣고 최대한 예쁘게 빚어 보려고 고사리 손으로 노력하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외에도 각종 전, 삼색나물, 한과, 식혜 등 다양한 음식을 해먹는다.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가족이 모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분위기만 낼 겸 간단하게 전만 부쳐 먹었다. 엄마를 도와 전을 부치면서 문득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음식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졌다.

     

     먼저 미국의 경우 11월의 4번째 목요일에 지내는 추수감사절이 가장 큰 미국 내 명절이다. 미국인들은 금요일인 그 다음날도 직장을 쉬어 4일간의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연휴를 즐긴다. 이때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칠면조 구이 홀터키와 크랜베리 소스, 그레이소스, 매쉬드 포테이토를 곁들여 먹고 디저트로 호박파이를 먹는다. 칠면조 구이는 로즈메리, 통후추, 레몬 껍질 등으로 냄새를 잡고 오븐에 3시간 이상 구워서 만드는 요리이다. 칠면조 껍질에 버터를 바른 후 쿠킹호일로 덮어 굽기 때문에 겉은 고소하면서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칠면조는 살만 먹는 것이 아니라 내장과 목은 육수를 우려 그레이비 소스를 만든다. 그리고 주로 디저트로 호박파이를 먹는데 그 이유는 식민지 초기 과일 대신 식용하였던 야채 호박이어서 호박파이를 많이 먹게 되었다고 한다.

     

     

     오봉절은 일본의 최대명절로 중 하나이다. 매년 양력 815일로 조상의 영혼을 맞이하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다. 오봉절이 가까워지면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올 수 있도록 무에카비라고 부르는 불을 피우고 공양을 바친다. 우리가 성묘를 가고 차례를 지내듯, 가족들이 모여 조상님을 위해 제단을 준비하는 풍경이 굉장히 비슷하다. 이때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의미에서 차례상에는 고기나 생선을 올리지 않지만 부모님께는 대접하기도 한다. 오봉절 밤에는 달을 보며 꽃 모양을 본 뜬 화과자와 달 모양을 본뜬 당고를 먹는 것이 전통이다. 당고는 쌀이나 밀가루에 따뜻한 물을 부어 반죽을 만든다. 그리고 찜통에 반죽을 넣고 쪄서 작고 동그란 모양으로 꼬치에 4개씩 꿰어서 먹는 음식이다. 당고는 반죽에 사용하는 곡물 가루와 소, 소스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쌀이나 밀가루 이외에도 수수가루, 조가루를 이용해 반죽을 만들기도 하고 반죽 안에 팥소, 고구마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형태의 당고는 멥쌀로 만든 당고를 가볍게 구운 후 간장과 설탕을 섞은 소스를 바른 당고를 가장 많이 먹는다.

     

     

     

     베트남도 우리와 같이 음력 815일이 추석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추수에 대한 감사와 조상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보단 농사로 인해 돌보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표현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날과 비슷하게 아이들에게 새 옷을 사주거나,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베트남의 추석인 쭝투는 중추라는 한자에서 유래되었다. 쭝투에는 베트남식 월병인 빤쭝투를 먹는다. 빤쭝투는 밀가루로 반죽해 그 안에 견과류나 고기를 넣고 잉어나 국화 모양을 새겨 만든다. 달이 가장 밝아질 때 친지나 이웃,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며 건강을 빌어준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도 명절이 존재했다. 각자 자신들의 주변 환경에 따라 명절을 지내는 방식은 다르긴 해도 수확과 조상에 대한 감사, 가족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의미의 날인 건 우리와 같았다. 여러 나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나라의 명절은 베트남이다. 생각해보면 부모님께서 잘 자란 곡식들을 적정한 시기에 추수할 수 있었던 것은 투정 부리지 않고 기다려준 아이들 덕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소한 배려는 간과한 채 대대로 내려오는 풍습만 따르기 바빴다. 이제부터라도 조상에 대한 감사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우리 주변의 가족들, 이웃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한다면 더 풍요롭고 따뜻한 추석이 될 것이다.

     

     

     

                                                                                                                                  Editor 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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