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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 슈게트(Chouquette):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3)
    음식에 대하여/영화로 보는 음식 이야기 2020. 5. 5. 12:00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주인공 폴이 마담 프루스트를 만나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만을 남긴 채 살아온 폴은 프루스트가 준 마법의 차를 마시고 아버지와의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아버지가 다정한 사람이었음을 깨닫는다.

     어릴 적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폴은 이모들의 손에서 자랐다. 이모들은 폴이 피아니스트로 자라길 바랐고, 실제로 그는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정도로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된다. 그러나 피아노를 치는 폴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건반 위에서 아름답게 춤을 추는 손가락과는 달리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기도,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피아니스트 폴’은 이모들이 원하는 폴이었을 뿐, 그가 꿈꾸었던 자신은 아니었다.

     

     

     

     

     폴은 피아노를 칠 때 항상 슈게트를 먹는다. 슈게트는 슈와 비슷하지만 속을 채우지 않고 우박설탕이나 아몬드 또는 둘을 모두 얹어 구워 내는 프랑스 과자이다. ‘Chouquette’라는 이름은 양배추를 뜻하는 프랑스어 Chou에 작다는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 ette가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작은 양배추’라는 뜻처럼 슈게트는 작고 동글동글한 귀여운 모양을 자랑한다. 파리에서는 커피 한 잔과 함께 가벼운 아침 식사로 즐겨먹는 메뉴이다. 폴의 피아노 위에는 노릇한 빛깔로 물든 슈게트가 줄지어 놓여있다. 피아노 선율을 따라 폴의 마음에 소리없이 피어오르는 공허함에 슈게트는 일종의 ‘힐링’을 선사한다. 슈게트를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고소함과 달콤함이 퍼져 나간다. 이 조화로운 맛은 답답했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슈게트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폴에게 나지막이 위로의 말을 건넸고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살아가는 폴의 행복한 미소를 보여준다. 피아노 앞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런 미소를.

     

     

     

     유난히 몸과 마음이 지치는 하루에는 달달한 슈게트를 먹어보는 게 어떨까? 폴에게 그랬던 것처럼, 슈게트는 어딘가에서 울고 있는 당신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줄 것이다.

     

     

     

     

      Editor. 둥둥

     

     

     

     

     

     

     

     

    • 이미지 출처: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참고한 글

    -그랑 라루스 요리백과 “슈케트”(CHOUQUETTE)

    -Get About travel webzine “알고 있으면 더 맛있는 프랑스 빵 베스트 11”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339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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