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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으로 떠나는 해외여행_미국 편
    음식으로 떠나는 해외여행 2020. 11. 20. 15:40

     

    출처: PineWhispers.com

     

    청춘의 식사에게.

     

    11월의 워싱턴은, 울창했던 나무들이 옷들을 벗어 던지며 앙상하게 변해가고, 원래도 습했던 안개는 더욱 자욱하게 공기를 채워. 서늘함을 넘어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데, 왠지 코트로 온몸을 꽁꽁 싸매기보다는 자켓 하나 뚝딱 걸치고 그 쌀쌀함을 한가득 느끼고 싶어 지지. 벌써 겨울이 온 것 같아, 패딩을 꺼내게 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지?  

     

    그런, 쌀쌀한 날씨가 찾아오는 11월의 가장 큰 이벤트는, 아무래도 추수감사절 일거야.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영국에서 건너온 청교도들이, 11월에 수확을 마치고 3일간 축제를 연 것에서 유래한 추수감사절에는, 마치 한국의 추석처럼,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을 오순도순 나누어 먹고, 바빠서 이야기하지못했던 그간의 일상들을 공유하지. 상상해봐,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자 손녀까지, 의자가 한 15개는 들어갈 길쭉한 식탁에 앉아, 금빛 조명 아래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칠면조와 통째로 오븐에 구운 절인 햄, 익힌 야채, 구운 옥수수와 그레이비를 부은 매쉬포테이토를 먹는 거야. 디저트로는 당연히 호박파이지.

     

    출처: onMilaukee.com

    세상에, 칠면조 없는 추수감사절은 상상할 수도 없어. 한국에서는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에 넣어주는 얇게 슬라이스 된 ‘터키 햄’이 가장 익숙한 칠면조이겠지만,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의 칠면조가 가장 먼저 떠오를껄? 길거리의 전기구이 통닭만큼이나 바싹 익힌 칠면조를 통으로 접시에 올려놓는다고. 바삭한 껍질만큼이나 촉촉한 고기를 한 움큼 칼로 썰어 내어, 그 위에 당연히 그레이비를 붓고, 적절히 익힌 야채와 냠냠 먹어야 해. 벌써 침이 고이지 않아?

     

    야채는, 너그럽게 충분히 넣은 버터와 함께 오븐에 적절히 부드럽게, 익혀내는데, 미니 당근이나, 그린 빈, 작은 알맹이의 붉은 감자, 양배추를 한 접시에 내어오는데, 칠면조나 햄과 정말 잘 어우러진단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추수감사절에는 야채까지도 모두 익혀서 먹는 것 같아. 이유가 궁금해지네. 

     

    당연히, 추수감사절 식탁엔 감자 요리가 하나 이상 올라와 있어야 해. 그레이비를 올린 으깬 감자도 좋고, 통으로 구워서 샤워 크림과 쪽파, 베이컨칩을 올려도 좋아. 아예 편으로 썬 감자에 크림소스를 조합해 그라탱을 만들어도 좋고! 좌우지간, 추수감사절 식탁엔 감자 요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

     

    출처: haikuDeck.com

    디저트를 빼놓는다면, 식사를 제대로 마무리했다고 할 수 없지. 내가 있던 곳에서는 크림을 올린 호박파이를 먹었어. 약간의 계피 맛이 섞인 부드러운 호박파이는, 맛보면 맛볼수록 중독되는 맛인 것이 틀림없어. 물론, 가정에 따라서, 크랜베리나 블루베리, 사과, 그리고 복숭아 파이를 먹기도 해. 과일을 설탕에 절인 후, 바삭한 파이 크러스트로 감싸서 오븐에 구워서 내. 요즈음에는 한국에서도 맛있는 호박파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꽤 있던데, 꼭 한 번 즈음 먹어보는 것을 추천해!

     

    이제, 벌써, 편지를 마무리할 시간이야. 추석에 시골로 내려가 온 식구가 오랜만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 식사도 하고 즐겁게 이야기 꽃을 피우며 이야기하듯, 추수감사절 미국의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지? 먹는 음식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최고인 것은, 어디든 비슷한 것 같아. 요즈음에는 이런 풍경들도 조심스러워졌지만, 언젠가 꼭 다시 오순도순 웃으며 지나간 일을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때까지, 건강해야해!

     

                                                                              미국, 워싱턴 주, 퓨앨럽(Puyallup)에서, 13살의 아도니스가.  

     

     

     

                                                                                                                                         Editor 아도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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