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열치열의 또다른 진수, 순대국밥
    음식에 대하여 2020. 7. 7. 12:00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몸보신할 음식을 말하자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음식이 하나 있다. 뜨뜻하고 기름진 국물과 야들야들한 살코기가 일품인 삼계탕도 여름철 음식의 황제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맛이 좋지만, 오늘 소개할 이열치열 음식은 다름 아닌 '순대 국밥'이다. 

     

     

     

     

     송송 썬 파와 청양 고추, 국물의 얼큰한 맛을 더해주는 다데기까지 들어간 순대 국밥. 말은 순대 국밥이라지만 순대 못지않게 머리고기가 내장 부위도 한가득 들어가 있어 국밥을 먹을 때 순대 국밥을 먹는 건지, 고기 국밥을 먹는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순대를 포함한 건더기들을 얼추 다 먹은 것 같으면 국물에 밥 한 공기를 말아먹는 게 아주 자연스러운 순서, 국물이 잔뜩 밴 흰밥에 커다란 석박지를 얹어 한 숟가락 먹으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국물까지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삼켜내고 나면 한 끼 몸보신을 아주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얼큰하고 맛있는 순대국밥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한 걸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추운 북쪽 지역에서 순대를 즐겨 먹었지만 국의 형태로 변화한 것은 농경 사회의 대가족제에서부터 이루어졌다고 한다. 1924년도와 1931년도 역사서에도 순댓국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순대국밥의 역사는 깊은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 기록에 명시된 순댓국에는 이름과 달리 순대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1946년도 <우리음식>에서 손정규 작가가 기록한 '돈장탕'이 우리가 오늘날 부르는 순댓국과 가장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순대국밥은 사전에 '소나 돼지의 창자에 각종 채소와 양념을 넣어 만든 순대를 돼지 뼈 육수에 넣어 끓여 먹는 국밥 형태의 음식'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때 순대의 재료로 쓰이는 돼지 피는 빈혈에 좋으며, 돼지 뼈 육수 역시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영양 보충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육수를 우려낼 때 누린 내를 없애기 위해 한약재를 넣기도 한다는데, 이야말로 몸보신의 최강자가 아닐까? 

     

     

     

     

     

     

    어릴 때는 물에 빠진 순대를 먹는다니 거리낌부터 들어 순대국밥에 잘 손이 가지 않았고 때문에 식당에 가면 순대를 빼고 고기만 들어간 국밥을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실수로 순대를 빼 달라는 주문을 하지 않고 우연히 먹었던 순대 국밥의 순대는 평소에 분식점에서 먹었던 순대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는데, 특히 얼큰한 국물이 순대 속에 알맞게 배어 더 진한 맛을 내고 있었다. 그때부터 마땅히 갈 식당이 없으면 근처에 있는 순대 국밥 집에 제일 먼저 발을 들여놓곤 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위와 무기력증에 지친 최근, 몸보신을 필요로 한다면 얼큰하고 뜨끈한 순대국밥 한그릇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든든한 한 끼를 책임져 주기엔 아마 충분할 것이다. 

     

     

     

     

     

     

     

     

     

    Editor.55

    '음식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의 대표 안주, <골뱅이>  (0) 2020.06.17
    영원한 삶을 꿈 꾸시나요? : 넥타르와 암브로시아  (0) 2020.06.05
    피자의 발견  (0) 2020.06.03
    꼴뚜기의 발견  (0) 2020.05.30
Designed by Tistory.